“지천으로 널린 게 다 약이다”는 남편과 “약초는 내가 더 잘 판다”는 아내.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티격태격 사랑싸움은 한창이다. 지리산함양시장 약초가게 1호 격인 ‘지리산약초’ 정성만(68)·서연자(66)씨 부부 이야기다. 정성만씨는 팔령이 고향인 함양토박이다. 15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약초를 ..
전통 목조로 지은 건조장에서 햇빛과 바람, 별빛과 달빛으로 자연건조하여 김종현·정은주 부부가 정직하게 만들었습니다.’ 함양군 백전면 대안리 오매실마을에 자리 잡은 누리는 농부 김종현(50)씨가 1년 동안 땀과 정성으로 농사지은 무유황 곶감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면서 곶감 상자안에 고이 접어 보내는 글귀다.
옻나무를 불에 달궈 진액을 채취하는 화칠(火漆). 번거롭고 고단한 작업에 명맥이 끊길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지리산 자락에서 2대째 묵묵히 화칠을 생산하는 이가 있다.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 안재호(57)씨다. “화칠은 약이다”라고 말하는 안씨는 25년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
2017년 12월13일 오후 2시. 지리산 둘레길 4코스 중 최고의 경치를 뽐낸다는 휴천면 운서리 구시락재에 올랐다. 올겨울 최고의 한파가 몰아친 구시락재의 칼바람은 예사롭지 않다. 서릿발 같은 찬바람이 볼을 엔다. 맑고 투명한 12월의 햇살은 멀리 발아래 펼쳐진 엄천강 푸른 물결에 반사돼 눈부시다. 휴대폰조차 ..
“눈 내린 화림동계곡에 홀려 무작정 함양으로 오게 됐습니다” 귀촌 4년차 소순옥(57)씨는 1년 먼저 귀촌한 남편 박주훈(64)씨를 따라 낯설고 물선 함양 땅에 뿌리를 내렸다. 소씨 부부를 함양으로 이끈 것은 화림동계곡의 설경이다. 소씨는 “남편도 저도 수도권에서 나고 생활해 솔직히 함양은 잘 몰랐다”며 “..
“자전거 굴러가는 소리만 들어도 알지”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어깨너머 배운 기술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자신의 자전거방을 열었다. 함양에서 자전거 밥 먹고 산지가 벌써 58년이다. 함양읍 교산리에서 자전거 수리와 판매를 하는 알톤스포츠 장재명(74)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중학교를 ..
“길을 찾기는 어렵지만 농업에도 분명히 길은 있습니다.” 수동면 하교마을 인근 이 찬(29)씨의 과수원에는 주렁주렁 달린 사과가 붉게 익어가고 있다. 쌀쌀하다 못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시기지만 사과의 당도가 높아지는 계절이라 이 씨의 사과농장은 여전히 분주하다. 이 씨는 부모님의 사과농장을 물려받았다...
치즈를 만들기 시작한 지 채 3년이 되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치즈 달인들이 출품한 자연치즈 콘테스트에서 당차게 금상을 차지했다. 한창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스물다섯 아리따운 청춘이다. 함양 유림면 유림북로에 위치한 삼민목장 손민우(59) 대표의 외동딸 손현정(25)씨 이야기다. “치즈는 알면 알..
“소금, 빛깔만 봐도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알지.”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지리산함양시장에서 50년째 가업을 잇고 있는 ‘한주소금’ 김세권(73)·박삼순(71)씨 부부는 소금박사가 다 됐다. “전통시장에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장사를 하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텐데 젊은이들은 들어오려 하지 않고 갈수..
“앞산 뒷산 모두 나의 정원이다. 하고 싶은 것 하며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대기업 간부 출신 귀향인 또는 귀농인, 귀촌인(?). 무엇이라고 불러도 어느 하나 썩 어울리지 않는 초보 농사꾼 김병철(52) 씨에게 붙여진 수식어들이다. 김 씨는 함양군 서하면 운곡마을 뒷산 중턱에 터 잡은 다볕농원 대표다. ..
함양군 지곡면 남계마을에서 버섯재배로 부농을 꿈꾸는 젊은 귀농인 하기호(44)씨. 그는 가람팜버섯농장 대표다. 버섯농사를 위해 고향인 합천이 아닌 함양으로 귀농해 함양 사람이 됐다. 지난해 11월 귀농한 뒤 친구와 함께 3개월에 걸쳐 버섯 재배사를 지었다. 버섯재배사를 손수 완성한 하 대표는 올해 2월부터 노..
“친환경 유기농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백전면 전체가 ‘친환경 백전면’으로 불리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친환경 농법을 고집하며 오미자를 재배하고 있는 임성택(73) 백전면노인회장이 요즘 꿈꾸는 삶의 전부다. 임 회장은 2004년 원로하신 부모님의 간병을 위해 귀향을 결심했다. 회갑을 앞둔 ..
올해로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는 지리산, 민족의 영산이자 어머니 산으로 통한다. 또한 지리산은 함양 사람들에게는 푸근함을 가장 친근한 산이기도 하다. 지리산 울타리 속에는 3개 도(경남·전남·전북), 7개 시·군(함양·산청·하동·남원·장수·곡성·구례)이 살아간다. 그 지리산권을 무..
스스로 엉터리 농사꾼이란다. 20년 넘게 학생들과 텃밭 농사를 지었다는 그의 필봉산 텃밭에는 수십 종의 작물이 자라지만 늘 농작물보다 풀이 무성하고, 약을 치지 않은 감나무는 가을에 따 먹을 열매가 없다. 친환경 인증까지 받은 백전오미자 밭에는 내다 팔 수 없는 오미자만 주렁주렁 불쌍하게 달려 있다. 우렁..
함양에서 펼쳐진 10일간의 축제의 향연. 올해 축제는 자원봉사자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이 있었기에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축제장 곳곳에 웃음 가득 군민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축제장이 활기가 넘치고 함양의 이미지가 더욱 높아졌다. 축제장에서 묵묵히 자원봉사활동을 펼친 ‘예스맨’ ‘봉..
지리산 함양시장에서의 생활이 52년째다. 밀려오는 손님들로 인해 바쁜 시절도 있었고 찾는 이 없어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함양시장의 성쇠를 모두 지켜봐온 유진상회 조분순(79) 대표. 지난 반세기 동안 지리산 함양시장의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조분순 할머니를 만나 지리산 함양시장 이야기를 전하려 ..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함양산삼축제. 올해 축제는 아주 특별하다. 지역민들이 참여하고, 지역민이 만들어가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 중 지역민들이 참여한 동아리 ‘지리 길라잡이’에서 마련한 ‘산삼 디저트 카페 & 산삼 공예’를 찾는다면 건강과 재미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이곳에는 산삼 케이크, 산삼..
함양에서 음식점을 한지도 30년이 넘었다. 함양 사람들이 그녀의 음식 맛에 길들여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함양을 찾는 외지 사람들까지도 성지처럼 찾아드는 곳 ‘미성손맛’. 정성 가득 맛있는 음식 하나로 함양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김혜정 대표를 만났다. 오후 3시, 갖가지 야채와 고기를 준비하는 그녀. ..
폭염경보까지 발효되는 염천 속 더위도 아랑곳 않고 상림공원을 내달리는 선수들. 시원한 상림 그늘 속이지만 비 오듯 땀을 쏟으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이들은 작은 시골도시 함양을 금빛 메달로 수놓았던 육상 선배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육상 스타들이다. 그들의 곁에는 항상 전준우 육상전담코치가 함께한다. “..
무더운 여름밤이면 치킨에 맥주 한잔이 간절하다. 치킨 하면 어린 시절 신문지에 돌돌 만 치킨 한 마리를 건네주시던 아버지의 추억도 어렴풋하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통닭 한 마리를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던 기억. 지금은 프랜차이즈 치킨이 대세지만 그 때 그 시절 가족들과 모여 앉아 먹었던 추억의 시장표 통..